[훗카이도, 삿포로 여행] 2일차(23.02.26) - 신겐라멘, 오타루 오르골당, 르타오 본점
전날 시도했다가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했던 신겐라멘을 재도전하기로 했다. 첫날은 비행기도 타고 입국수속도 밟느라 피곤해서 포기했었다. 숙소가 신겐라멘과 가까워서 얼마 걷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오전 아침 생생한 체력으로 숙소를 나서 신겐라멘에 도착했다. 오픈 30분전에 갔는데도 삿포로 맛집 답게 벌써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전날은 하루종일 눈이 펑펑 내리더니 아침에는 맑게 개어서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삿포로는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많이 찾는 관광지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신겐라멘 줄을 서는 일본인들도 꽤 많았다. 나름 일찍 나섰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1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 겨우 가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가게 안에서도 줄이 있어서 또 기다렸다. 기다림의 연속..
사전에 서치해본 결과, 신겐라멘은 미소라멘이 제일 유명하다고 한다. 역시 어느 맛집이든 시그니처를 꼭 먹어봐야 하기 때문에 고민도 없이 미소라멘으로 결정. 교자랑 볶음밥도 유명하다고 하여 각자 라멘 한개씩 시키고 교자랑 볶음밥은 다같이 나눠먹었다.
교자는 음..생각보다 기름이 좀 많았고 제일 기대했던 미소라멘은 너무 짜서 충격이었다. 유명한 데는 다 이유가 있겠지 싶어서 나름 기대가 컸는데....정말정말 너무 짰다. 나름 달고 짜고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초반 몇 입은 그래도 먹을만 했지만 뒤로 갈수록 입 안에 짠맛이 돌아서 물 없이는 먹기가 힘들었다. 물 한 모금, 라멘 한 입, 물 한 모금, 라멘 한 입의 무한반복..
그나마 먹은 것 중 제일 맛있었던 건 볶음밥이었다. 아쉽게도 사진은 못찍었다. 후쿠오카 여행에서는 거의 모든 끼니가 다 성공적이었는데 삿포로 음식이 나랑 안맞는건가? 신겐라멘은 조금 실망했다. 오히려 후쿠오카 때 먹었던 이치란 라멘이 더 맛있었다.
아침을 먹고 근처에 로손 편의점에 있길래 하이쮸를 맛 별로 샀다. 입 안의 짠 맛을 군것질로 달래기. 하이쮸 정말 좋아하는데 일본에서는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희귀한 맛들이 많아서 너무 좋다.
오타루 오르골당, 르타오 본점
아침을 든든히(?) 먹고, 차를 타고 오르골당으로 갔다. 아침에 숙소를 나올때만 해도 하늘이 맑았는데, 오후가 되니 슬슬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정말 이번 여행은 차가 없었으면 꽤나 고생했겠다 싶다. 렌트하길 너무 잘한 것 같다.
우리가 가려했던 오르골당, 오타루 시계탑, 르타오 본점이 다 근처에 있다고 해서 구경하고, 저녁에는 오타루 운하에 가기로 했다.
오타루 오르골당은 거의 전세계 오르골을 다 모아놓았나 싶을만큼 크고 넓고, 오르골이 많았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 져서 어디서부터 구경해야할지 모를 정도였다.ㅎㅎ
구매 충동이 일어났지만 생각보다 가격도 비쌌고, 또 한국에 가져가도 예쁜 쓰레기가 될 것 같아서 대신 열심히 구경하고 눈에 담기로 했다. 지브리 노래가 담긴 오르골이 무척 많았는데, 오랜만에 지브리 감성에 한껏 빠질 수 있었다.
정말 넓기도 넓고, 3,4층까지 오르골로 꽉 차있어서 다 둘러보는데 한시간을 훌쩍 넘겼다. 진짜 리얼해서 웃겼던 스시 오르골..ㅋㅋ
오르골당 윗층으로 올라가서 구석에 가면 딱봐도 가격 꽤나 나갈 것 같은 오르골들이 있었다. 가격을 보고는...후덜덜해서 혹여나 망가뜨릴까봐 열심히 눈으로 구경했다. 오르골이 엄청 컸는데, '아 내부가 이렇게 생겼구나'하고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넋놓고 구경하다보니 시간 가는줄도 몰랐다. 한참 후에 정신차리고 보니 한시간이 훌쩍 지나있어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근처에 르타오 본점이 있다고 하여 갔다. 르타오는 일본에서 매우 유명한 치즈케이크 전문점이다. 일본 면세점에서 사람들이 기념품으로 많이 사가기도 하고, 일본 전역에 체인점이 있는데 그 본점이 삿포로에 있다고 한다. 마침 같이 동행했던 친구 중 한명이 곧 있으면 생일이라 여행 중에 생일 축하도 해줄겸 르타오에서 케이크를 사면 딱 좋을 것 같았다.
선물용으로 예쁘게 포장된 쿠키들이 진열되어 있다. 어차피 한국에 돌아갈 때 공항에서 살 예정이었기 때문에 여기서는 사지 않고 구경만 했다.
숙소에 돌아가서 생일 축하해주며 먹을 케이크 하나와 조각 치즈 케이크 이렇게 두개를 샀다. 여기서 감동 받았던 일이 있었는데, 우리가 케이크를 구매하면서 생일초도 같이 샀더니 직원분께서 생일 케이크로 산다는 것을 눈치채셨는지 본인이 케이크 위에 글자를 써도 되느냐고 물어왔다. 그러더니 장식용 초콜릿 위에 한국어로 '생일축하해'를 써주셨다ㅠㅠ 완전 감동.. 심지어 글씨도 너무 예쁘셔서 두배로 감동 받았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와서 케이크를 먹어봤는데, 치즈 케이크가 너무 부드럽고 맛이 있었다. 생일 케이크로 샀던 초코 케이크도 너무 맛있었다. 낮에 샀던 청포도 와인이랑 같이 순식간에 해치워버렸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