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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훗카이도, 삿포로 여행] 1일차(23.02.25) - 맥주박물관, 메이드카페

lotus lee 2023. 5. 7. 02:49

겨울 끝자락, 회사 동기들과 일본 훗카이도 여행을 다녀왔다. "훗카이도는 눈 보러 가는건데 3월이 코 앞이라 눈이 다 녹아 있으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나의 기우였다. 나의 이런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일본 공항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풍경은 온통 겨울왕국 눈 천지였다. 한국에 2n년간 살면서 이렇게 많은 눈은 한번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내 키보다 큰 눈 언덕이 곳곳에 즐비해 있었고, 차도에서는 눈 언덕 때문에 인도에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현지 사람들도 눈을 치우다가 포기라도 한 건지 차도와 인도 사이에 아무렇게나 쓸어지고 치워진 눈들은 오랜 시간동안 방치되어 시커멓게 변하고 얼음처럼 단단해져 있었다.
 
 

 
저번 후쿠오카 여행 때는 뚜벅이 여행이 가능했는데, 겨울의 훗카이도는 눈도 많이 오고 추워서 걸어 다니며 여행하기에는 조금 무리일 것 같았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사전에 한국에서 알아본 렌트카 업체의 셔틀을 타고 렌트카를 빌리러 갔다. Times라는 곳이다. 다행히 같이 간 지인 중 한명이 일본에서 운전해 본 경험이 있어서 여행 내내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대기하는 동안 편의점에서 모찌를 샀다. 차를 빌리고 타자마자 허기가 져서 하나씩 나눠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감격을 하면서 먹었다. 한 입 물면 부드러운 생크림이 입 안 가득 채워지는데, 안쪽에는 생딸기도 들어있어서 생크림, 딸기, 떡의 조합이 환상적이었다. 한국에도 이런 느낌의 디저트를 몇 번 먹어봤지만 그 동안 한국에서 먹어봤던 맛이랑은 확연히 다르게 맛있었다. 이름을 알아둘걸 싶다. 사진 찍어둔 게 없어서 아쉽다.
 
 

 

원래는 첫 식사를 훗카이도 유명 맛집인 '신겐 라멘'에서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공항에 내린 그 시각, 눈이 정말 펑펑 쏟아지고 있었고 기온은 영하 10도였으며 눈보라를 뚫고 힘겹게 도착한 그곳은 이미 우리 같은 관광객들로 줄이 꽉 차 있었다. 추위 속에서 적어도 한시간은 넘게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급한대로 근처의 다른 식당을 찾아서 들어갔다. (결국 신겐라멘은 다른 날 먹었다.)
 
 

 

진짜 말그대로 즉흥적으로 찾은 곳이었다. mbti J들의 모임에서 잘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였지만, 그만큼 춥고 배고픈 상태였기 때문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빠르게 서치하여 가까운 곳에 있는 덮밥을 먹기로 결정을 내렸다. 관광객들이 찾는 유명한 맛집이 아니어서 그런지 메뉴판에서도 외국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런 식당이었다.
 
 

 

유명하지 않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까. 식당 분위기나 친절도나 여러모로 봤을 때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는 내심 기대가 컸다. 아니, 음식이 나오고나서도 먹기 전까지는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비주얼 때문에 신이 났다. 먹은 후기라 하면은 양념이 너무 짰다. 정말...많이 짰다. 고기 한입에 밥을 두세번 먹어야 할 정도였다. 이 정도면 주방장님이 먹어보지 않고 요리하신 것은 아닌가 싶다. 같이 나온 장국은 맛있었다. 직원분께서 친절하셔서 추운 와중에 마음은 따뜻해졌지만, 맛으로 평가하자면 많이 아쉬웠다. 
 
 


 

맥주박물관

 
숙소가 이 근방에 있었기 때문에 배를 채우고 잠시 숙소에서 쉬었다가 맥주박물관을 갔다. 차를 빌리지 않았으면 어떻게 관광했을까 앞이 캄캄했을만큼 이 날은 눈이 정말 많이 왔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겨울의 훗카이도는 이런날이 거의 매일 지속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하필 날씨 운이 따르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이런 날이 일상에 속한다는 것이다.
 
 
 

 

평소 줄을 마시는 편이 아니라 술에 관련된 것이라면 문외한인데, 그래서 삿포로가 맥주로 유명하다는 사실도 여행와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가 맥주 박물관에 도착하니 일본인보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이 훨씬 많았다. 한국에서 단체로 패키지 여행 온 사람들도 많아서 이 곳이 과연 일본이 맞는가 하는 혼란이 오기도 했다. 
 
 

 

술은 잘 몰라도 건물은 이뻤다. 겨울이라 4,5시 였는데도 해가 지려고 하고 있었다. 어둑해지고 건물에 불빛이 들어오니 더 예뻐보였다. 건물 위에 빨간 별 문양을 보니 한국에서도 편의점 맥주 코너에서 언뜻 저 로고를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삿포로 맥주' 로고라고 한다.
 
안에서는 돈을 내고 여러가지 맥주를 시음해볼 수 있는데, 곧 마감시간이 임박하다고 하여 바깥에는 오래 머물지 않고 안으로 들어가 대기줄을 섰다.
 
 

 

 

세가지 맛 맥주와 술을 못마시는 나를 위한 무알콜 맥주와 음료도 함께 주문했다. 
 
 

 

모든 음료를 다 한번씩 시음해보았다. 술잘못인 나도  어떤 것이 맛있는 맥주인지는 잘 몰라도 어떤 것이 맛이 없는 맥주인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논알콜 맥주가 제일 맛이 없었다. 다른 맥주들에 비해 떫고 밋밋한 맛이랄까. 다른 맥주들은 조금씩 맛의 차이는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내게는 '술맛'이었다. 안주로 먹으라고 함께 나온 치즈가 내 입맛에 제일 들어맞았다. 같이 시킨 음료수는 어딘가 익숙한 맛이 났는데 우리나라의 미에로 화이바 비슷한 맛이었던 것 같다.
 
 
시음하는 곳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마치 시장처럼 바글바글 정신이 없었다. 친구들과 시음을 다 하고, 삿포로 맥주의 굿즈를 판매하고 있는 곳을 구경하러 이동했다. 
 
 

 
 
삿포로 맥주 로고가 들어간 스티커, 에코백, 책 등등..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고 있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일본 공항 면세점에서 볼 수 있는 유명한 쿠키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정작 내 눈에 띄었던 건 '가리비'맛 프링글스였다. 아니 '가리비'맛이라니. 어떻게하면 과자에서 가리비 맛이 나오지? 정말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나 좀 사줘'라고 하듯 번쩍번쩍한 외관으로 대량 진열되어 있어서 더 궁금했던 것 같다. 결국, 친구들과 숙소에서 나눠먹기로 하고 하나를 샀다. 숙소에서 먹어보니 진짜 가리비 맛이 났다. 프링글스 특유의 그 짠맛 속에서도 조개맛이 났다는게 신기했다. (반전으로, 나는 사실 조개류를 못 먹는다고 하니 과자 구매에 제일 적극적이었던 나와 너무 대조되어 친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어찌되었든 기대와 달리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았던 맥주 박물관을 뒤로하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메이드 카페

 

같이 여행 간 친구 중에 여행 전부터 메이드 카페에 꼭 가고 싶다는 친구가 있었다.(여자다.) 그런 카페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알고보니 요새 갑자기 유행이 되었다고 했다. 사전 공부랍시도 유튜브에도 검색해봤는데 생각보다 후기가 많아서 놀랐다. 음식을 먹기 위해 이상한 주문을 해야한다는 것과 주문을 받는 직원들이 메이드 옷을 입고 있다는 점 등등 오글거리고 낯설었지만, 유명하다고 하니 궁금하기도 해서 방문했다.
 
https://goo.gl/maps/MynwWUaVtJaFdGgS6

ロミオクロスジュリエッタ · 3f, 4 Chome-21-5 Minami 3 Jonishi, Chuo Ward, Sapporo, Hokkaido 060-0063 일본

★★★★☆ · 코스프레 카페

www.google.co.kr

 

우리가 방문한 곳은 여기였는데 아쉽게도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일단 첫째로, 문을 열고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저 세상 텐션으로 반기는 메이드복 입은 직원분들 때문에 1차로 당황하여 사진 찍을 겨를이 없었고, 두번째로는 메뉴를 주문하고 밥을 먹는 와중에도 계속 옆에 붙어서 일본어로 말을 거는 메이드 때문에 알게 모르게 긴장을 했었나 보다. 알고보니 음식이 나오면 음식만 나르고 다시 자리를 떠나는 일반 식당 직원들과 달리 메이드 카페 자체가 손님과 조잘조잘 대화를 하는게 컨셉이라고 한다. 어쩐지 우리 전담 메이드 분이 앞에 서서 밥을 먹는 내내 계속 말을 걸었다. 다행히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친구가 있어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한국인들도 많이 왔었는지 한국어로 메뉴가 적혀있었다. 그림 그리기 오므라이스 2개와 음료를 시켰다. 음식이 나왔을때는 다같이 주문을 외웠는데(ㅋㅋ) 엄청 민망할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같이 동시에 주문을 외쳐줘서 나름 할만했던 것 같다.
 
 

 

네코를 그려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그려주셨다. 케찹이 빨간게 좀 무섭긴 하지만 귀엽게 그려진 것 같아서 만족했다. 보통 컨셉만 보고 방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메이드 카페에서의 음식의 맛이나 질은 기대를 하고 가지 않았다. 역시나 전문적인 솜씨가 아니라 그저 일반 가정집에서 만드는 것처럼 뚝딱 만들어서 주긴 했으나, 의외로 맛은 있었다. 
 
 
나올 때 결제 금액을 보고 입이 떡 벌어지긴 했으나, 일본에 여행오면 한번쯤 재미삼아 방문해도 좋을 것 같다.
 
 
 
 
 
 
https://lotuslee.tistory.com/173

[훗카이도 여행] 1일차(23.02.25) - 파르페(파르페테리아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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