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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쿠오카] 여행 2일차(22.11.20) - 당고, 나카스 야시장, 몬자야키

lotus lee 2022. 11. 28. 00:04

다자이후에서 다시 돌아오는 길에 당고가 너무 먹고 싶어졌다.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식감이 떡이랑 비슷하면서도 어떤 맛일까 늘 궁금했었기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 꼭 먹어보자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편의점 여러 곳을 둘러봐도 당고를 찾을 수 없어서 아쉬워 하던 차에 마침 구글 지도가 주변에 당고를 파는 곳이 있다고 하여 거의 즉흥적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찾아보니 당고만 파는게 아니라 모찌 위주의 기념품을 파는 가게 같았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인데, "이시무라 만세이도" 라는 화과자 전문점으로, 후쿠오카에서 오래된 전통을 가진 상점이라고 한다. 급하게 당고만 사느라고 내부를 자세히 둘러보진 못했지만 유명한 곳이라고 하니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방문해보고 싶다.


이시무라 만세이도 본점 · 4.2 ★ (163) · 일본식 제과점

2-1 Susakimachi, Hakata Ward, Fukuoka, 812-0028 일본

maps.google.com

 
 

 
 

편의점처럼 이미 만들어진 당고를 팩으로 파는게 아니라 가게 왼쪽에 따로 당고를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공간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붕어빵처럼 당고를 주문하면 수량만큼 바로바로 만들어준다. 오히려 갓 만든 뜨끈한 당고를 먹을 수 있어서 좋은 기회다 싶었다.

 
 

 
 

일반적으로 일본 편의점에서 판다는 3개짜리 당고와 다르게 꼬치 하나에 5개가 꽂혀있다. 갓 만든 것이라 그런지 마치 뜨근뜨근 너무 맛있었다. 당고를 먹어보기 전에는 항상 저 떡 위에 발려져 있는 소스가 무슨 맛일까 궁금했었는데, 살짝 달면서 짭조롬한 조청같은 맛이었다. 개인적으로 나의 취향에 잘 맞았다.

 

 

아쉬우니 당고 확대샷

 
 
 


 

나카스 야시장

 

저녁에는 나카스 강가에 있는 포장마차 거리로 갔다. 나카스 강가를 따라서 포장마차가 일렬로 쭉 늘어져 있는 야시장이다.

 
 

 
 

여행 내내 비가 한번도 안왔는데 막 야시장에 가려는 참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일기예보를 미리 확인했기 때문에 우산을 썼지만, 우산을 든채로 좁은 길에 사람들 틈을 타 줄을 서려니 좀 번거로웠다.

 
 

 
 

포장마차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걸으면서 스윽 훑어봤는데, 주인만 다를뿐 사실상 다 비슷한 메뉴를 팔고 있었다. 비도 오고 사람이 많아서 정신이 없었으므로 그냥 제일 줄이 짧은 곳에 가서 줄을 섰다.

 
 

 

 

줄을 기다리고 있으면 미리 메뉴를 보라고 메뉴판을 준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맛집이 아니다보니 메뉴가 다 일본어로 되어있어서 사진 번역기를 사용해서 일일이 번역하는 번거로움이 따랐다. 밤에 몬자야키도 먹으러 가야했기 때문에 간단히 먹으려고 했는데 1인 1메뉴가 원칙이라 라멘, 구운명란, 완자꼬치, 만두 그리고 맥주를 주문했다.

 
 

 
 

아무래도 포장마차다보니 자리가 좁은 건 어쩔 수 없었다. 옆에 앉은 다른 손님들과 다닥다닥 붙은 채로 먹었다. 비도 오고 자리도 좁고 여러가지 불편한 요소들 때문에 이때는 빨리 자리를 뜨려고 좀 허겁지겁 먹은 것 같다. 음식은 나름 맛있었다. 여건이 맞지 않아서 금방 다른 곳으로 이동하긴 했지만 일본의 야시장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

 
 
 


 
 

몬자야키

 

이번 여행에 함께 했던 친구가 전에 일본여행을 몇 번 다녀왔었는데, 일본에 가면 몬자야키를 꼭 먹어봐야 한다고 강조를 했다. 찾아보니 생긴 건 우리나라 전같이 생겼는데 맛은 또 다르다고 한다. 
 
원래 가려던 곳은 "시타마치야"라고 하는 몬자야키집이었으나, 어렵게 대중교통을 타고 갔더니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음식을 먹을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너무 아쉬워서 그럼 기다리겠다고 말했는데 이마저도 어려울 거 같다고 하여 급하게 다른 곳을 찾았다. 그렇게 찾은 곳이 한국말로 하면 "토끼보다 거북이"라는 뜻의 "우사기요리카메"라는 가게였다.

 
 

 
 
 
 

 

원래 가려던 곳은 나름 한국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몬자야키 집으로 유명한 것 같았는데, 새로 찾은 이 곳은 한국인 후기가 없다. 토끼보다 거북이라는 이름의 뜻이 궁금해지는 가게이다. 이름에 걸맞게 토끼랑 거북이 모양이 그려져있다. 몬자야키가 일본인 사이에서도 유명한 음식인지, 이 곳 역시 사람이 꽉 차있어서 예약을 미리 해야한다고 했다. 다행히 1시간 정도 기다리면 자리가 날 거 같다고 하여 일단 예약을 걸어두고 위에 언급했던 야시장을 다녀온 뒤 다시 가게로 되돌아왔다. 약 1시간 뒤 대략 10시쯤 다시 방문하니 자리가 났고 드디어 오랜 기다림 끝에 몬자야키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메뉴는 라면사리가 섞인 몬자야키, 명란 몬자야키, 고기가 포함된 몬자야키 이 세가지가 대표 메뉴인 것 같다. 우선 제일 먼저 라면사리가 포함된 몬자야키를 주문했다. (이때는 몰랐다. 우리가 이 3가지 몬자야키를 모두 먹게 될 줄은)

 
 
 

 

이렇게 각 자리마다 몬자야키를 해먹을 수 있는 철판이 놓여져있다. 보통 몬자야키는 재료가 주어지면 손님이 이 철판 위에 직접 요리해서 먹어야 한다고 한다. 다행히 몬자야키에 대해 알려준 친구가 이미 만드는 법을 숙지해왔다고 하여 시도해보기로 했다.

 

 

 

이렇게 먹는 방법까지 귀여운 그림과 함께 자세히 나와있다.

 
 

 

한사람당 물티슈와 덜어먹을 수 있는 접시, 그리고 요상하게 생긴 숟가락(?)를 준다. 처음에는 이게 뭐지 했는데, 몬자야키를 조금씩 떼어낸 후 이 도구로 철판에 꾸욱 눌러 지지직 구워준 후 먹는 용도라고 한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철판에 구워먹으라고 큐브처럼 생긴 고기를 준다.

 
 

 

몬자야키도 몬자야키지만 이름모를 얘도 너무 맛있다.

 
 

 

구슬사이다와 맥주도 시키고, 기다리면

 
 

 

마침내 몬자야키를 먹기 위한 재료가 준비되어 나온다. 처음에 가장자리에 두를 야채와 가운데에 부어야 하는 반죽, 그리고 추가재료로 주문한 모짜렐라 치즈

 

 

 

먼저 이렇게 철판에 기름을 두른다.

 
 

 

이렇게 야채를 먼저 좀 볶은 뒤, 가운데에 구멍이 뚫리게 도넛모양으로 모양을 잡는다. 이 때 구멍안으로 반죽을 부어야하기 때문에 반죽이 도넛 모양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틈이 없도록 잘 만들어주는게 어려웠다.

 
 

 

구멍 안으로 반죽을 붓는다.

 
 

 

첫번째 시도는 약간의 실패다. 이유는 가운데에 부었던 반죽이 자세히 보면 야채 밖으로 흐르고 있다. 원래는 야채 밖으로 빠져 나오면 안된다. (두번째 이후로는 대성공) 그리고 라면사리와 계란을 위에 올리고 열심히 쪼갠다.

 

 
 

 

어찌저찌 골고루 잘 펴준뒤, 마지막으로 모짜렐라 치즈를 올려서 녹이면 끝-

 
 

 

이렇게 몬자야키를 조금 떼어서 철판에 살짝 눌러준 뒤 입으로 앙하고 넣으면 정말....정말 맛이 있다. 무슨 맛이라고 정확히 정의내리기는 좀 어려운데 내가 예상했던 맛과는 다르면서 너무 맛있어서 놀랐다. 원래 술을 잘 안마시는데 정말 술을 부르는 맛이라는게 이런 거구나 하고 느낄 수 있는 맛이었다. 몬자야키를 먹어본 한명 빼고 나머지는 다 처음 먹어보는 것이었는데, 나 포함 다들 먹자마자 "오!"를 연발했다. 나는 오코노미야끼도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는데 물론 개인적 의견이지만 오코노미야끼보다 훨씬 맛있다고 한다.

 

 

 

맥주가 땡기는 맛이라 결국 무알콜 맥주로 나도 합류. 옆 테이블을 보니 몬자야키 하나 시켜서 거의 30분 넘게 이야기하면서 먹던데 우리는 정말 짧은 시간동안 순식간에 해치워버렸다. 결국 하나 더 먹자하여 두번째로 명란 몬자야키를 추가 주문했다.

 

 
 

 

다시 보니 또 가서 먹고싶다.

 
 

 

마찬가지로 다시 한번 야채 도넛 사이에 반죽을 부어주고,

 
 

 

이번에는 명란을 부어준 뒤, 마지막으로 골고루 섞어서 얇게 핀다.

 
 

 

사실 비주얼만 보면 썩 그렇게 맛있어 보이진 않았는데 먹어보니 비주얼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친구들은 첫번째보다 두번째 먹었던 명란 몬자야키가 더 맛있다고 했다. 나도 명란 몬자야키가 좀 더 맛있었다.

 
 

 

이 숟가락..매우 탐이 났다.

 
 

 

결국 두번째 몬자야키까지 먹고 배가 좀 찬 상태였지만 더 먹을 수 있었기에 마지막 세번째 몬자야키까지 주문했다.
 
이번에는 닭고기가 포함된 몬자야키

 
 

 
 
 

그렇게 마지막 몬자야키까지 먹고 12시쯤 가게를 나올 수 있었다. 음식의 맛 뿐만 아니라 만드는 과정 또한 몬자야키를 즐기는 하나의 요소였던 것 같다. 처음 시도해본 음식이었는데 예상 외로 맛도 있었고 무엇보다 몬자야키를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었다. 첫 시도에서는 살짝 어려웠지만 두세번째에서 능숙하게 만들어내면서 다들 매우 뿌듯해했다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이었는데 맛있는 음식과 좋은 친구들과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더불어 맛있는 몬자야키를 위해 연구해온 우진이에게 감사를